택시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안내할 유태식 부회장님의 비서 최병용입니다.” 이국땅에서 처음 만난 한국인은 짧은 머리, 당당한 체구에 어울리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소개하였다.
인천 공항을 떠나 약 1시간 30분을 비행하여 도착한 간사이 공항에서 버스로 2시간여를 달린 우리의 일본 연수의 첫 날 일정은 국내에서도 성공한 경영사례, 서비스마케팅의 표준으로 수차례 소개된 바 있는 MK택시 연수였다. 1928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몇 개의 주유소로 경영을 시작한 이후 10대의 택시로 가지고 시작한 사업을 일본을 넘어 세계적 서비스마케팅의 표준으로 이끌어 올린 유봉식 회장의 일생과 철학은 학창시절 강좌와 여러 매체를 통하여 접하여 왔기 때문에 별반 새로울 게 없을 것이란 나의 생각은 MK택시 회사 주차장에 내려서는 순간 사라져 버렸다.
흡사 거울을 대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택시들과 우리 일행을 맞이하는 최병용 비서님을 본 순간, 셔츠와 넥타이를 준비하느라 불편한 차림으로 긴 여정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토록 유명한 MK택시의 본사는 으리으리한 건물에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춘 곳이 아니었다. 차고로 쓰고 있는 1층은 오직 차량정비에만 적합하도록 배치되었으며, 계단 옆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직원의 출퇴근 점검 및 수익금 관리를 위한 통제실로 사용하고 있었고, 2층은 50개의 레인을 갖춘 사내 유락시설인 볼링장, 3층은 대회의실 및 콜센터가 있었다.
직원분이 준비해 주신 음료를 들고 입장한 대회의실에서 교육을 기다리며 책이나 방송을 통해 멀찍이 떨어져 고개만 끄덕여 왔던 신화의 현장에 내가 직접 있다는 감동만으로 긴 여정으로 생긴 울렁증이 사라짐과 동시에 경영자로서 교토 최고의 택시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경영기법이 아니라 사내 친절 마스터로서 수많은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서비스를 끌어 낼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시작된 교육에서 밝혀진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였다. 인사 교육이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 기사가 모시겠습니다.” “ 행선지는 ○○○가 맞습니까?” 잊으신 물건은 없으십니까?“ 의 네 가지 인사였다. 물론 이러한 인사를 제대로 듣지 못한 승객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됨을 MK 택시를 이용하는 모든 승객이 볼 수 있도록 조수석 뒤쪽에 붙여 놓고 운행을 한다. MK택시의 서비스 비결은 인사였다. 그냥 인사가 아니라 큰 소리로 하는 인사였다. 그것도 수십 번 수백 번 연습했던 큰 소리로 하는 인사였다. 마침 직원 교육이 있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교육 대상자 중에는 신입사원도 있고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제기된 직원으로 재교육자도 있었다.   

온 힘을 다한 힘찬 함성으로 시작한 교육은 교관의 시범과 교육생의 실연으로 짜여져 있었다. 두 세 번의 기합이 끝나면 큰소리로 MK택시의 네 가지 인사를 교관의 시범 하에 반복하여 연습한 후에 승객 응대 교육으로 넘어 갔다. 물론 교관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발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 기본 인사교육이 되풀이되어짐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