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승객 응대 서비스에서 승차 시 고객의 머리가 차체에 부딪히지 않도록 왼손을 차체에 대어 놓고 문을 열기, 고객이 문 닫는 소리에 놀라지 않도록 차문 2단계 나누어 닫기 등의 교육이 이어졌다. 교육생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마치 노래하듯 승객의 연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이토록 짧은 교육이 얼마나 반복되어 졌는가를 금새 알 수 있었다.
최병용 비서님은 마치 훈련소를 연상케하는 교육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던 나에게 MK택시회사의 직원들이 이토록 엄격한 교육과 철저한 서비스 관리에도 불평, 불만이 없음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MK회사의 소속 택시는 세 종류로 나뉜다. 일반 거리의 고객을 태우는 소형택시와 평소에는 거리의 일반 고객을 위해 운행하다 예약 손님이 있을 경우 택시 표시등을 없애고 예약제로 운영하는 중형택시 그리고 오직 예약 고객만을 위해 운행하는 대형 택시가 있는데 바로 이 대형 택시의 운전기사를 MK 택시회사에서는 “퍼스트 하이어”라 부르며 회사에 인정하는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만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퍼스트 하이어”에 대한 급여나 대우가 다른 중.소형 기사들과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1대 “퍼스트 하이어”로 근무하고 있는 직원과 “퍼스트 하이어”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직원의 영상을 잠시 볼 수 있었는데 두 사람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비전에 대한 열정이었다.
회사가 제시하는 제1의 가치 “고객 지상주의 경영”을 자신의 가치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이를 기초로 고객 만족이란 비전을 세우고 휴일을 반납하며 유명식당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음식을 맛보고 토산품 가게를 찾아다니며 문화/예술 분야의 지식을 쌓는 그들의 모습에 경외감이 들기도 하였다.
최병용 비서님은 교토의 다른 택시회사들이 MK 택시의 서비스를 모방할 수는 있어도 직접 현장에서 기사들과 같이 뛰고 숨쉬는 경영자의 실천의지와 현장감을 모방할 수 없으므로 서비스가 지속되지 못하여 실패한다고 하였다. 한 사람의 지도자의 실천력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진다는 점에 이견은 없으나 나 역시 제도화된 조직의 일원으로서 바라본 MK 택시의 성공이유는 또 다른 곳에 있었다.

회사가 추구하는 제1의 가치를 직원이 추구하는 제1의 가치로 일치시키고 이를 토대로 비전을 설정하고 추구하도록 만드는 힘! MK만이 가진 힘! 그것이 앞에 선 자의 실천의지가 될 수 있겠고, 회사가 제공하는 “퍼스트 하이어”의 기회일 수 도 있겠고, 직원에 대한 열정적이고 끊임없는 교육이 될 수 도 있겠고, 이 세 가지 모두가 될 수 도 있겠다.
내가 열매를 맺기 위해 뿌리를 내려야 할 토지.
내가 양분을 얻고, 수분을 얻어야 할 그곳에 진정 지금의 내 가치를 얼마나 두고 사는지, 내가 속한 곳의 가치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려하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평소 음식과 언어가 다른 곳으로의 여행에 대한 심각한 울렁증으로 신혼여행조차 제주도로 가버렸던 내게 뜻하지 않은 소중한 기회로 인해 낯선 곳에서 나를 찾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제 일본 교토 MK 택시 본사에서 발견한 나를 이 땅에 심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