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와 마르스] 이 작품에서 사티로스들이 마르스의 무기를 가지고 주변에서 놀고 있지만 마르스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사티로스 하나가 마르스의 귀에 고동을 불어 그를 깨우려고 애를 쓰고 있고 투구를 쓴 사티로스는 마르스를 상징한다. 육체적 쾌락을 상징하는 사티로스는 마르스에게 쾌락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욕망을 구현하고 있는 인물임을 상징하기 위해 마르스는 벌거벗고 있고 금색 끈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비너스가 상징하고 있는 것은 관능의 극복이다. 진주로 만든 장신구는 비너스의 정숙함을 상징한다. 비너스의 옷은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했던 젊은 신부의 우아한 복장이다.

보티첼리의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은 전쟁을 이긴다는 내용이다. 보티첼리가 사랑에 빠진 비너스와 마르스를 묘사한 것은 이 작품이 결혼식을 위해 제작되었을 암시한다.
보티첼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만 표현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표현한 작품 [아테나와 켄타우로스]에서 아테나와 켄타우로스는 신화에서 함께 등장하지는 않는다. 보티첼리는 본능과 이성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한 화면에 담기 위해 인물을 재구성했다.
이 작품에서 반신반마의 켄타우로스의 머리를 잡고 있는 젊은 여인이 지혜의 여신 아테나다. 아테나의 왼손에는 도끼창을 들고 있다. 당시에 보초들이 사용하던 도끼창을 아테나가 들고 있는 것은 금지된 구역에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수호신임을 암시한다. 켄타로우스와 아테나 뒤로 범선이 떠 있는 아름다운 바다가 보인다. 아테나의 머리에는 올리브 화환으로 장식하고 다이아몬드 장식이 달린 고리 문양이 있는 수놓은 얇은 옷을 입고 있다.

보티첼리는 켄타우로스는 본능의 화신으로 아테나는 이성의 화신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본능에 대한 이성의 승리를 나타낸다.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는 평생 피렌체를 떠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다른 피렌체 화가들처럼 공방에 가입해 철저하게 도제 교육을 받아 수련을 마친 후 1470년 무렵 자신의 작업실을 열면서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된다. 그는 이웃에 살고 있는 메디치 가문의 열렬한 후원을 받는다.

메디치 가문의 초상화는 물론 그의 중요 작품도 그들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다. 보티첼리는 주문한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함으로써 피렌체에서 일찍이 가장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보티첼리는 마사초가 도입한 르네상스 미술 양식과 고딕 양식을 모두 수용했다. 그는 선 원근법을 채택하고 고대 조각을 연구했는데 그것은 그가 표현한 이상적 여체의 표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그는 신화나 종교화를 그리면서 인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작품에 담아냈다. 하지만 15세기 말 세기말적 종말론의 분위기와 최후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의 공포가 피렌체 사회 전체를 휩쓸고 지나간다. 사회적 분위기와 정치적 변화 때문에 보티첼리는 화풍의 변화를 겪게 된다. 보티첼리의 초기 초상화의 인물들이 피렌체의 주요 인사였다면 말년의 초상화의 인물들은 누구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가 종교에 귀의한 말기의 작품들은 초기의 장식성에서 벗어나 한 가지 색으로 통일감을 주어 금욕적인 느낌마저 주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아테나와 켄타우로스]-1482년경, 캔버스에 템페라, 207×148,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보티첼리는 단순하게 표현된 말년의 작품들을 제작하면서 초기의 역동적이고 화려하고 우아한 작품과는 다르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