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암흑기였다. 우리 집은 방이 세개였는데, 각 방마다 무직자 한 명 씩이 밖에 나올 생각도 않고 상주해 있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오빠, 나, 남동생. 법학을 전공한 오빠는

전공과 무관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져 취업할 생각도 않고 방에 틀어 박혀 자체연구 중이었고, 나는 나대로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 치고 공무원이 되어 보겠다며 큰 소리만 쳐놓고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털만 쥐 어뜯고 있던 때였다. 그나마 동생은 대학교 졸업반으로써 못난 형, 누나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방 안에서 차근차근, 정상적인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그때의 우리 삼남매는 홀로되신지 얼마 안 된 어머니의 속을 그렇게 부단히도 썩이고 있었다. 지금 은 이렇게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회상을 하지만 그 때는 정말‘우리 집은 참 되는 일도 없구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잠 못 이룬 적도 많았다.
그런 막막한 시기였지만 우리 삼남매는 종종 맥주도 사다 마시며 서로를 격려하고, TV오락 프로그램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