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독서에 흥미를 잃게 된 나 자신을 반성하며 오랜만에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서점안을 돌아다니며 여러 종류 의 책들을 보는 중 눈길을 끄는 빨간 표지의 책이 있었다. 그 책은 한동안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신경숙 작가의‘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이었다. 평소 신경숙 작가의 감수성 넘치는 글을 좋아했던 터라 망설임없이 이 책을 고르고 그 날 저녁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의 첫 장을 펼쳤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제일 고민했던 부분이라는 이 한 문장은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면 서, 나에게도 뭔지 모를 가슴속의 뭉클함을 가져다 주는 그런 글귀였다.
이 소설 속 이야기는 남편 생일을 자녀들이 사는 서울에서 보내기 위해 상경한 70세의 엄마를 지하철 서울역에서 잃어버리게 되는데서 시작된다. 엄마를 잃는 그 이후부터 젊은시절 객지로 떠돌고 바람을 피우다가 결국 아파서 가정으로 돌아온 남편과 자기일이 바빠 부모님께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하면서도 어쩌다 안부를 묻는 엄마의 전화를 귀찮아했던 자식들의 참회와 같은 나날들이 시작된다. 그러나 비록 자신을 사랑해주지는 않았지만 함께 늙어가며 미운정 고운정 다 든 남편과 내 맘을 몰라줘서 얄밉다가도 한없이 예쁜 자식들을 엄마는 따뜻한 눈으로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