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자유발언 #02 |
 |
 |
자원봉사라는 단어는 내게 있어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것에 가까웠다. 봉사활동이라면 고등학생시
절에 인근 경찰서를 방문하여 문서 파일정리, 쓰레기 줍기와 같은 단순노동을 한 것이 고작이었고, 그때는
|
봉사에 대한 참의미를 깨닫기 보다는 봉사시간을 인정받아 학교에 봉사확인서를 제출하고자 하는 목 적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자원봉사의 참의미를 깨닫게된 계기가 있었다.
2007년 8월 중순,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서 최종 불합격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난 후, 면접을 한달 여 앞둔 국가 직 시험에서는 기필코 합격하고 말겠다는 일념하에 서울에서 다른 수험생들과 면접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면접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교환하면서 봉사활동 경험을 쌓으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그런 기대를 품고 회원수가 가장 많은 봉사카페를 조회하여 인터넷 봉사카페“행동하는 양 심”에 가입하였다. |
|
|
그곳은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었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내가 활동하고자 한 국내팀은 장애우, 홈리스, 양로원, 보육원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
서울에 있는 동안 장애우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장애우팀 중에서도 매주 토요일 오후에 활동하는 팀으로 선택하여 활동하였다.
|
장애우팀은 서울 수락산역 부근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하여 장애우들을 상대로 밥을 먹이고, 산책도 시키고, 간단한 청소도 하였다. 겉보기엔 어린 아이들이 거의 다 20대를 넘긴 성인이었고, 나보다 언니, 오빠도 더러 있었다.
|
내가 담당하게 된 사람은 팔, 다리관절이 구부러져 누워만 지내는 지체장애인으로서 밥을 먹이는 데만한 시간이 걸렸다. 치아발달이 안되어 음식물을 씹지도 못하고, 누 운 상태로 있으니 음식물을 삼키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밥도 정상적인 사람이 먹 는 식단같이 밥과 반찬, 국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용물을 잘게 부수어 만든 죽처 럼 한 그릇에 나왔다.
음식을 넘기는 것조차 힘이 들텐데 먹는 내내 날 보며 해맑게 씨익 웃을 때에는 한없 이 순수하고 맑은 아이같이 보였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밥을 먹이는데도 전혀 낯 |
 |
|
설어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면접시험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내 자신이 부끄러워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미안하였다.
밥을 다 먹인 후 가까스로 휠체어에 태워 산책을 하였다. 산책을 하는 동안 손가락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설 밖 큰 길을 계속 가리키며, 자기도 그 사람들이 있는 밖으로 데려다 달라고 졸라대는 듯 하였다. 말을 못하니,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워 보였다. |
평소에 접하는 사람들이라고는 시설 안 사람들과 봉사자들이 전부이니, 얼마나 사람이 그립고, 얼마나 그 사람들과 소통하는 세상이 그리울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