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0일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저는 입대 후 지금까지 “도대체 왜 해병대에 왔느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 다. 제가 해병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 아마 고등 학교 3학년 말쯤이었을 겁니다. 밴드연습차 부산에 내려갔다가 휴가를 나온 선배 해병의 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본적이 있습니 다. 군대란 것에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그때 정복을 입고 나타났던 선배의 모습에 나도 언젠가 가야할 군대, 그중에서도 해병대를 선택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창시절 부터 해왔던 유도선수의 꿈을 접고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음악을 하기위해 관련학과로 진학하고 교수님의 소개로 연예계활동을 시작하면서 군 입대는 조금씩 늦춰졌습니다. 음악을 해온 지난 10년 동안 언제 여기까지 왔나 싶을 정도로 정말 정신없이 활동 해왔고 더구나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다보니 더더욱 군 입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역의무를 음악과 연예활동 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마음속에 담아왔던‘해병대’라는 세 글자가 머릿속에 떠 올랐습니다. 가수활동을 하면서 가까워진 김흥국 선배님의 많은 도움과 조언으로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와 있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합니다.

우연치 않게 제가 입대할 즈음, 연예인의 병역비리에 관한 기사 가 많이 보도되고 불명예스러운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해야할 의무를 한 것뿐이고 내세울 일도 아니었는데 제가 해병대에 입대한 후 다른 연예계 동료들과 비교하는 기사와 글들 이 많이 올라와 안타까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본의아니게 동료들 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에‘내 선택이 옳은 것 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구요. 지금이야 어느 정도 적응도 되어가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해병 대 생활을 하고 있지만 훈련소에 들어가던 날은 마음속으로‘아이쿠’를 외치며 잠시나마 후회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상상하고 꿈꿔왔던 그저 멋있던 해병대는 온데간데없고 답답하 고 정말 꽉 막힌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훈련소 7주의 기간은 평생 담아두고 싶은 추억이고 소중한 시간 이지만 그땐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동기들 몰래 눈물을 훔친 적 도 많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그 리고 보살핌을 받아오던 지난 10년간의 가수생활에 깊숙이 박혀 있다 보니 고되고 나 자신을 이겨내야만 하는 훈련이 저에게는 그당시 견디기 힘든 과정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된 훈련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지면서 진정한 해병이 되 는 걸 느꼈습니다. 교육훈련단 소대장과 교관님들께선 연예인이 아닌 해병 훈련병으로서 더 혹독하고 엄격하게 저를 대해주셨고 동기들도 더 이상‘우와, 가수 이정이다’가아닌동기훈련병이 정희로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입대한 지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어느새 일병으로 진급이 되었고 해병대에 강한 자부심과 인 내를 배우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년 4개월 남짓의 시간이 더 남아있지만 저의 입대 후 해병대가 얼마나 많이 홍보 가 되고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얻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물론 해 병대를 가고 특수부대를 가야만 그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희망하고 적성에 맞는 군을 선택해서 무의미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군 생활이 아닌 보람차고 나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군 생활이 진정한 병역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병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새하얀 캔버스와 같습니다. 그 안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얼마나 잘 그려나가느냐에 따라 그 그림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두려워하지 도, 걱정하지도 말고 자신감있게 긍정적인 사고로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면 인생에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성공의 지름길이 되는 군 생활이 될 것입니다. 도전이 두렵다고, 이미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자신이 의 지를 갖고 실천하는 그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며 여러분에겐 젊은 시절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투자임을 알게 될 것입 니다. 여러분들보다 나이가 꽤 많은 저도 잘해내고 있으니까요. 아직 군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후배여러분! 저의 짧은 군 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 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