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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두무진(頭武津)이다. 마치 장수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리운다. 수 천 년 거센 파도를 이겨낸 50~150미터 높이의 해층기암이 병풍처럼 어우러져 그 자태가 신비에 가깝다.
두무진의 비경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오늘의 백령도 견학은 이것으로 마치고 숙소로 향한다. 초등학교 분교를 개조하여 만든 곳이다.
저녁식사 후 탈북자의 강연이 시작된다. 북한에서도 상류계층이었던 강사는 북한의 정치ㆍ경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 신문지상에서 본 것과는 다른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건 이곳이 북한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거다. 강연은 북한의 정세에 대해 한 번 더 알 수 있는 계기였다.
이튿날 첫 코스는 군부대 견학이다. 백령도는 높은 봉우리마다 거의가 군 초소가 있다. 북한군 초소와 늘 마주보고 있는 이곳은 우리 해병대 병사들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
부대 견학을 마치고 간 곳은 중화동 교회다. 백령도 주민의 대부분이 교회를 다닐 만큼 백령도에는 교인도 많고 교회도 많다. 그 중 중화동 교회는 가장 역사가 깊은 교회로, 19세기 초부터 백령도와 그 주변지역에서 전개된 선교역사를 모아 놓은 유일한 기독교 역사 기념관이다.
중화동 교회를 나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이 콩돌 해안이다. 남해의 몽돌 해수욕장을 연상케 하는 콩돌 해안은 조그만 콩알크기의 조약돌이 해안에 지천으로 깔려 돌을 밟은 것만으로 신비한 경험이다. 어찌나 많은 콩들이 늘려 있는지 검은콩, 흰콩, 완두콩까지 모두 있다.
 백령도는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며, 인구 구성비는 남녀가 반반씩, 남자의 대부분은 군인이다. 또,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보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80% 가까이 되는 것에 놀랍다. 겨울 농한기 때에는 주민의 대부분이 인천 등지로 나가 생활하다 봄이 되면 다시 백령도에 온다.
백령도는 경치가 빼어난 서해 도서 중의 하나이지만 역사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북한ㆍ중국과 가장 인접해 있고 황해의 전 지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군사적 요충지이다. 이러한 해상 요충지적 성격 때문에 일찍부터 인간이 거주하였다. 선사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발견되는 것이 그 반증일 터.
아~~ 백령도! 2km만 더 가면 38선이라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태극기가 휘날리는 이곳은 생각 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뱃고동이 울리고 백령도가 희미해져 간다. 빡빡한 일정 탓에 몸은 피곤하지만 저 아름다운 백령도는 나의 마음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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