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현 병력 규모 유지시 병역자원의 점진적 감소로 대체 복무에 대한 지원 인력의 대폭적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가운데 대체 복무제도의 신설은 1~3년간의 단기적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또 다시 정부정책의 비일관성과 단기성을 노정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이상에서 대만의 대체복무제도와 관련하여, 이 제도 실시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살펴 봤지만, 물론 이 제도의 장점에 대해서도 소홀히 생각지는 않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실형을 살지 않아도 되니 소수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이다. 그러나 대만이 비록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상황이라고는 하나, 국민정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례로 현재 대만에서 종교상의 이유로 대체복무역에 복무중인 사람은 43명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종교를 빙자한 입영기피자가 1년이면 800여명에 달한다는 현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또한, 대만이 대치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는 남북한처럼 군사적으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섬나라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육군보다 해·공군 위주로 병력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병력에 있어 중국과 대만은 워낙 엄청난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군사력보다는 외교적, 정치적 방어가 더 효과적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가적 실리도모 차원의 精實案이라는 병력감축안을 시행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현역병 수요가 감소하게되어 잉여병력 자원의 합리적 활용과 병역의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대만의 대체복무제도 도입은 이러한 배경하에서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릇 법과 제도는 그 나라의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고, 국민들은 또 이에 따라야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의 신설은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맨위로


함께하는 병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