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병역법에서 <전 가족 영주권자>인 경우, 즉 병역의무자가 전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가서 영주권을 취득했을 때는 병역을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속지주의국가에서 출생해 시민권을 취득한 이중국적자의 경우에는 계속 국외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라도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번 대법원판결 내용은 <전가족 국외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로서 전가족 시민권자>의 관계에서 출생에 의한 <이중국적자(시민권자)>가 외국에서 계속 체류하는 경우, 국외영주권자 보다 실질적으로는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훨씬 강하므로 병역면제처분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외영주권자와 비교할 때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이다.
이번 조치로 자칫 출생에 의한 이중국적자 모두가 다 병역면제처분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는 않다. 출생 후 계속하여 국외에서 시민권을 가진 가족과 같이 거주할 경우 제한적으로 병역면제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원정출산 등과 같이 외국에서 출생만 했을 뿐, 실제로는 국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경우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취득한 이중국적자가 18세 이후에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후 외국인신분으로 국내에 입국하여 영리활동을 하는 등 병역의무를 기피하는 수단으로 이 판례를 악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병무청에서는 <출생에 의한 이중국적자가 영주권 또는 시민권을 가진 가족과 함께 계속하여 국외에 거주>하는 경우 <전가족영주권자>와 동일한 병역처분을 검토하는 한편, 현재 관련지침으로 되어있는 “시민권자에 대한 병역처분 규정”을 병역법으로 제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중국적자도 한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있다. 남자의 경우 출생에 의해 외국국적을 취득하였다면 17세가 되는 해의 말까지 법무부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면 대한민국 국적상실이 된다. 그러나 국적이탈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18세 이후부터는 당연히 병역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 외국국적(시민권 등)을 가지고 국외에서 계속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국외거주 실태에 따라 영주귀국시까지 국외여행허가를 하여 병역의무를 연기하고 있으며, 연기사유가 계속된 사람은 36세부터 병역을 면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