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난 1999년 군필자에 대해 3~5%의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헌법이 금지하는 성차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우리 사회의 병역제도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선거 출마자 및 고위공직자 임명에 있어 병역사항 공개 등이 언론에서 심층 다루어지는 양상은 우리 국민들이 국방관련 여러 현안문제 중에서 병역제도 관련사항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동·서독의 통일, 남·북한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의 변화와 무한경쟁에서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위기는 국방정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부 국회의원 또는 이익단체뿐 아니라 전방부대의 총기난사 사건 등을 계기로 장기적으로 모병제 도입 등 근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병제에 대해 검토를 해봄으로써 미래지향적인 병역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병역제도의 유형
병역(military service)은 국방력 구성에 필요한 병력을 충원하기 위한 국민의 인적부담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노동력의 제공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기반이자 삶의 공동체적인 국가에 대한 충성의 의무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병역의 이념과 특성(일신종속성, 일반성, 윤리성)을 기반으로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절차와 방법을 법률, 규정 등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 병역제도이며, 군사력을 구성하는데 병력을 충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설정된 병역제도에 따라 일반 국민에게 실제로 의무를 부과하는 제반 국가 행위를 병무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병역제도는 크게 의무병제와 지원병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의무병제도는 국민개병주의에 따라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국가가 병역에 복무할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이다. 의무병제는 징병제와 민병제로 나누고 있는데 징병제는 국민개병주의에 입각한 정병양성을 위하여 군에서 소요되는 인원을 징집하여 국방에 임하게 한후 현역에서 제대한 병역 자원을 예비군으로 확보하여 전쟁 또는 유사시 이들을 소집, 충원하는 제도이다. 민병제는 국민 모두가 단기간의 기초군사교육을 받은 후 평시에는 재영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매년 일정기간의 군사교육을 통한 전술을 연마하며, 유사시에는 동원소집되어 전시체제로 편성되는 제도로 스위스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지원병제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국가와 계약에 의하여 병역에 복무하는 제도이며 직업군인제, 모병제, 용병제가 있다. 이 중에서 모병제는 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국가와의 계약으로 군별, 신분별, 그리고 병과별 희망에 따라 지원하여 병역에 복무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모병제는 대개의 징병제 국가에서도 간부 획득, 특수기술이나 획득이 어려운 분야의 병사를 모집하기 위해서 채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