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다. 지난 5월은 가정의 달로 살아 숨쉬는 사람들 달이었다면, 이 달은 잊혀져가고 있는 과거 역사를 회상하고 되새기며 앞으로 삶의 좌표를 설정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해마다 이쯤이면 조국 광복을 위해 투신했던 순국선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전쟁의 포화속에 한줌의 재로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을 마음속 깊이 떠올리고 겨레와 민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일제식민지, 6·25전쟁, 4·19가 점차 기억속에서 희미해져가고 젊은이들은 현충일을 단지 하루의 공휴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과거의 힘들고 참혹한 역사를 망각해 버린다면 또 다시 과거의 기억하기 싫은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다. 지금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 또는 미래의 국가설계에 투영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경제적 풍요는 노력없이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국가의 안전은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의 안전 보장이 로맨틱한 평화주의만으로는 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이는 최근의 주변정세를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영유권 주장, 넓게는 경제위기, 테러 등 비군사적 측면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직면해 있다. 요즈음 세태가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한 나머지 정말 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나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나와 나의 후손이 길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이 온전히 보전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징병검사 결과 질병사유로 보충역 또는 면제를 받았으나 그 질병을 치유하고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젊은이들이 매년 약 300여 명에 달하고, 외국영주권을 취득하여 병역의무를 연기 받을 수 있음에도 자진하여 입영하는 사람도 연간 50여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병역회피를 위한 국적 포기,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확대 요구 등 요즈음 제기된 이슈들에 대하여 어떠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각종 의견을 존중하면서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풍토를 조성할 수 있고 이 나라를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방안인가 고뇌하게 된다.
앞으로도 병역자원의 효율적 관리, 의무부과의 공정성 제고, 병역이행자 편의 확대, 민원서비스의 지속적 혁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우수자원 충원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병무청장의 사명을 다하고자 다짐한다.
우리의 국토와 부모·형제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할 때인 것 같다. 이달 만큼은 미국 전대통령 케네디의 취임연설문 한구절이었던 “국민여러분,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를 가슴에 담고 지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선열들의 값진 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