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수도 쿠스코(Cuzco)는 케추아어(잉카족을 케추아족이라고도 함)로 배꼽을 의미한다고 하며, 해발 3천4백미터의 안데스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쿠스코 산 위에서 보면 “퓨마” 모양을 하고 있고 머리 부분에 신전이 있는데, 유네스코는 1983년 이 지역 전체를 세계인류문화재 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사회 제도는 황제, 귀족, 평민, 노예 순으로 피라미드식 계층 체제를 형성하고 중앙집권적 전제정치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평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잉카의 政體를 사회주의 제국이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다. 특히 석조 건축기술이 뛰어났으며, 의술, 토기, 직물, 금은 가공분야에서도 훌륭한 문화유산을 남기는 등 잉카제국이 인류역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그토록 찬란한 문화와 8만이상의 막강한 전력을 보유했던 잉카제국이 불과 160여명의 스페인의 군대에 함락당한 “카하마르카 전투”는 불가사의한 사건으로 세계전쟁사에 남아있다. “카하마르카 전투”가 끝난 후 스페인 군대를 이끌었던 피사로는 ‘500배나 많은 적과 싸워 단 한 명의 아군 희생자도 내지 않고 승리한 신기한 전투’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피사로가 승리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침범하였을 당시 잉카제국은 내분과 천연두 같은 전염병으로 황제를 비롯한 많은 인디오들이 죽거나 병들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승리의 요인은 잉카 황제를 먼저 사로잡은 피사로의 뛰어난 전략에 있다고 분석한다. 1532년, 용맹하긴 했지만 순진했던 잉카의 아타왈파 황제는 무장하지 않은 일부 수행원만 데리고 피사로 군대와 페루의 카하마르카에서 만나게된다. 피사로는 神父를 보내 하나님을 믿고 스페인 국왕의 통치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 잉카 황제가 이를 거부하고 성서를 찢어버리자 이를 신호로 기다렸다는 듯 숨어있던 스페인 군인들의 기습공격이 시작된다. 황제는 사로잡히고 무장하지 않은 주변의 인디오들은 지리멸렬하게 무너지고 만다. 천지를 뒤흔드는 대포소리와 총 등 신무기로 무장한 스페인 군인들의 무차별한 학살로 이렇다할 저항도 못하고 7,000명이 넘는 인디오들이 살육당한다.(북아메리카 탐험사를 보면, 카톨릭 수도사를 앞세운 스페인 군이 가는 곳마다 십자가를 세우고 하나님과 국왕을 찬양한 뒤 인디언마을을 짓밟았으며, 그들은 다짜고짜 하나님을 믿으라고 윽박지르고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불태워 죽였다고 한다.)

황제를 포로로 잡은 후 스페인 군대는 인디오들을 무참하게 죽이고, 여성들을 강간했으며, 잉카 왕국의 귀중한 문화 유산을 무수히 파괴했다. 황금으로 된 것은 무엇이건 약탈하여 불로 녹인 후 금괴로 만들어 본국으로 가져가는 만행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심지어는 태양의 神殿 「코리칸차」를 가득히 채웠던 금제의 神像과 집기들까지도 남김없이 녹여 금막대기로 만들어 스페인으로 실어 갔다.

잉카제국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아타왈타 황제는 피사로에게 잡힌 후, 무려 20조원이 넘는 황금과 교환하기로 하였으나 금만 뺏기고 처형되는 비운을 맞게된다. 이로써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던 잉카제국은 안데스산맥 위에 유적지만 남긴 채 역사 속으로 묻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