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 시내에는 과거 잉카족이 세운 유적지가 많다. 특히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로레토” 거리에는 수백년 전 잉카제국 시절의 집과 거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잉카의 길은 기하학적으로 정연히 맞춘 네모난 돌로 이어져 마치 종이를 오려 맞추어 놓은 듯 반듯하고 길게 뻗어있다. 특히 로레토 거리에 있는 건축물의 기단석들은 수 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조금도 틈이 벌어져 있지 않아 잉카족의 뛰어난 건축기술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홀로 이 길을 걷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 백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 어디선가 불쑥 잉카족 전사가 나타날 것만 같다.

잉카족의 탁월했던 건축술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산토도밍고 교회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쿠스코에 침입한 후 잉카인의 태양의 신전이었던 코리칸차를 헐고 그 위에 산토도밍고 교회를 지었다. 그 후 대지진이 일어나 교회는 전부 파괴되었으나 잉카인들이 돌로 쌓은 토대만은 전혀 손상이 없었다고 한다.

신비스런 요새 ‘마추픽추’

마추픽추는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쫓긴 잉카족이 깊은 산 속에 숨어 들어가 세운 자그마한 비밀 도시이다. 해발 2,280m나 되는 높은 곳에 있는 마추픽추 주변은 낭떠러지와 날카로운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잊혀진 도시’,‘공중도시’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보면 볼수록 신비스런 곳이다.

마추픽추의 건물들을 살펴보면 마치 두부를 칼로 벤 듯한 네모난 돌들로 견고하게 지어졌다. 당시 이렇다할 연장도 없었을 때인데 단단한 돌들을 어떻게 이처럼 잘 다루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또 하나, 당시 마추픽추에 살던 사람들은 지대가 높아 식수를 구하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으나 그들은 지하수가 나오는 곳을 찾아 돌로 된 고랑을 길게 연결하여 고지대로 물을 끌어올려 식수를 해결했다. 돌을 잘 다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도 그때 만들어 놓은 고랑에서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추픽추에는 인디오들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상당히 많은데, 대표적인 것을 열거하면 태양의 신전과 돌로 된 해시계, 창문이 3개인 돌벽, 아직도 사용 가능한 우물터, 농작물을 재배했던 계단식 밭과 관개수로 등이 있다. 또한 왕궁과 죄인들을 가두었던 감옥, 사람들이 살던 집 등도 있다. 태양의 장엄함을 누구보다도 숭배하였던 잉카인들은 마추픽추에도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 태양의 신전을 만들어 놓았으며, 지금도 그 자리가 남아있다. 또,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궁전과 왕이 앉던 옥좌 같은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잉카제국의 신비 “마추픽추”는 1911년 미국의 고고학자 히렘 빙엄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발길은 허용했을망정 도시건설의 비밀은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