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목사와 신부, 승려 외에 원불교 등 다른 종교인도 군종장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군소 종교단체의 군종장교 허용을 주장한 단체는 원불교로, 75년 처음 의견을 제시한 이후 16차례에 걸쳐 이와 관련한 민원제기가 있었다.
이 제도가 실시되기까지 무려 27년이 걸린 셈이니, 그동안 국방부와 종교계가 가진 고민과 갈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군종장교를 지원할 수 있는 대상종단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의 3개 종단으로 한정해왔으며, 군종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 역시 3개 종단의 28개 학교 재학생으로 제한, 여타 종교단체의 군종장교 지원은 사실상 배제되어 왔다.


군종장교 제도의 근본 취지는 정신력강화를 통한 군 전투력 제고에 있다. 비록 지금은 그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군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드나드는 특수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의연한 정신과 건강한 가치관이 있어야만 안정된 군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종교는 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는 또한 장병들의 효율적인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군종장교 제도는 한국전쟁이 한창이었던 1950년 12월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창설되었다. 첫 군종장교는 51년 4월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군종목사 25명과 군종신부 12명의 입대로 탄생되었고, 68년5월 불교에서 군승이 입대하면서 현재의 골격을 형성하였다.
이후 군종장교 제도는 병역법 제3차 개정과 군인사법의 제정에 따라 법률상의 제도로서 규정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군종장교의 선발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군종사관후보생 선발에 의한 임용>과 <군종장교 요원 선발에 의한 임용>이 그것이다. 가장 일반적 방법은, <군종사관후보생 선발에 의한 임용>으로 국방부장관이 지정한 신학대학 또는 불교대학 재학생 중에서 소속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자에 대하여 선발고사 등의 절차를 거쳐 군종사관후보생으로 선발하게 되며, 군종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된 사람은 학사학위 및 성직취득 후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군종장교(중위 또는 대위)로 임관하게 된다. 만약 <군종사관 후보생>의 선발방법으로 당해연도 군종장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군종장교 요원 선발>을 통해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게된다. 군종장교요원은 학사이상의 학위를 가진 목사, 신부, 승려로서 종교단체 대표자의 추천을 받아 선발된다.

올해부터 개정 시행되는 <군종장교 임용자격 범위의 확대>는 다양한 종교가 군내에서도 인정되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으며, 때문에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무분별한 신흥종교의 군내 유입으로 인해 장병들의 정신교육이 혼선을 가져올 수 있으며, 3대 종교 이외에는 신자수가 적어 각 종단별 군종장교의 진급 및 보직비율 등 인력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종교평등의 원리에 따라 문호를 개방할 경우 군종장교 허용요구가 봇물을 이루어 군 내부의 화합과 결속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등도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는 <군종장교심사위원회>를 설치, 이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파생되는 전반적인 사항을 심사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 이 제도가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겨졌다. 종교의 자유와 기회의 균등,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신성한 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의 운영과 함께 국민의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자료제공 : 국방부 군종과, 자료정리 :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