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분들의 땀과 노력이 몸소 느껴졌다. 이어서 청장님의 진심어린 환영사와 기념촬영, 뷔페 시식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각 군에서 모인 모범병사들의 눈에서 자부심이 묻어나는 것을 엿 볼 수 있었다. 모범병사들의 만족어린 표정을 보니 마치 행사준비에 직접 참여한 양 나도 모르게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만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둘째 날을 맞이했다.

질병 치료자와 국외 영주권자로 나뉘어 각각 영남권과 호남권으로 문화탐방이 시작됐고, 내게는 질병 치료자 60여 명에 대한 영남권 문화탐방 인솔임무가 부여됐다. 대부분 시력저하 등 각종 질병을 치료받고 현역 입대한 병사들이었다. 이들의 의젓한 모습에 같은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특히 120Kg의 몸무게에서 40Kg 이상을 감량하여 자원입대한 어느 해병대 병사의 군기 가득한 매서운 눈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출발 전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모범병사들에게 멀미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최신식 관광버스라 그런지 일반 여느 버스와 달리 승차감이 뛰어났고, 배테랑 기사님의 안전운행으로 걱정이 말끔히 가셨다. 이동 간 최신영화(DVD)를 상영해 주신 기사님의 배려로 지루함을 달래며 문화탐방을 출발했다.

영남권 문화탐방은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 산업시설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하여 과거 찬란했던 민족의 역사가 남아있는 전사적지 2개소(진주성, 한산도), 유적지 5개소(대왕암 공원, 불국사, 석굴암, 갓바위, 동화사), 박물관 2개소(장생포 고래박물관, 국립 경주박물관)로 구성되었다. 3박 4일 간의 짧은 일정을 감안하면 약간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동로를 따라 최소한의 동선으로 코스가 구성된 덕분에 피곤함 보다는 제한된 시간 내에 알차고 여유 있게 관람했다는 느낌이 더욱 컸다. 게다가 견학 내내 맛 집을 골라 허기를 달랜 즐거움은 매 식사시간이 기다려지게 했고, 쾌적한 호텔에서의 수면은 견학 내 쌓였던 피곤함을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다.

세계 1위의 조선대국. 세계 13위의 국가경쟁력.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그 이면엔 선박 수주량 세계 1위의 현대중공업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중공업은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견학하고 싶었지만 울산에 위치한 거리상의 제한과 단체견학 위주의 견학시스템 특성상 선뜻 찾아오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현대중공업 견학은 이번 문화탐방 가운데 가장 기대된 장소중 하나였다. 현대중공업 홍보관 견학을 시작으로 친절한 홍보도우미의 해설과 함께 버스투어가 시작됐다. 워낙 부지가 넓은 이유로 시간내 견학을 마치기 위해 도보견학은 다소 제한되었다. 버스 창밖으로 본 조선 제조공정 모습은 생소한 나에겐 불가사의 그 자체였다. 저 무거운 철판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저런 커다란 배를 빈틈없이 조립해 나가는지...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바다위에서 수천톤급의 배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빌딩이 바다위에 세워지고 있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견학에 임하는 모범장병 역시 거대한 장관에 놀라는 한편, 하나라도 더 눈에 담아가기 위해 눈망울을 분주히 움직이느라 바빴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끼게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