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軍畢)’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한국인이라는 것, 떳떳하다는 것, 저 사람도 갔다 왔으니 나도 손해 본 것은 아니라는 동류적 평등 의식 등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을 주게 하여야 한다. 인생의 작은 것 하나도 준비 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으며 미래의 큰 꿈에는 큰 대가가 필요하고 삶은 끝없는 수행의 길이라는 점, 그리하여 no pain, no gain! 바로그런 점들을 실감 있게 깨닫고 제대함으로써, 공리공론으로 나라를 어지럽히지 않고 무실역행의 실용의 정신에 충만한‘사람이 되는것’바로 그런 점들을 확인케 하는 특별법이 나왔으면 한다.

사회지도층 병역 관리의 법이 그런 것이라면, 그 제1차적 목적은 국민들에게 병역에 있어서의 청렴성을 진작시켜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조선이 집권적 국가로서 500년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한 버팀목의 역할을 한 것은 청백리로 표상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의연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조선조 청백리는 단지 부정한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 이상의 한 나라를 일정한 경륜을 가지고 이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경세가였다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사회지도충에게 개인의 사적 행위일 수도 있는 병역 관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들이 경세가의 역할을 하여야 대한민국호가 망망대해를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세를 갖추지 않는 한 대개는 위선적, 교조적 명분론으로 한 사회의 활력과 자율성과 생산성을 해치고 그리하여 우리들이 편안하게 살게 하고 배불리 먹고살게 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 제도는 사회지도층의 자기점검을 요구하는 것이지 여론 재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한 법이 제정된다면 그 성격은 기왕의 공직자윤리법이나 부패방지법 등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다만 법은 일반적으로 보편적 요청의 충족을 그 전제나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예를 들어 그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는 단지 재산이 많다든지 하는 개인의 재산권 등의 기본권에 직결되는 사항 하나만을 가지고 이에 포함시켜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런 몇 가지 점을 가다듬는다면, 사회지도층 병역관리를 위한 특별법의 제도화는 우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실용의 학문’[實用之學]에 마음을써서 옛사람들의 경제에 관한 서적을 즐겨 읽어 마음에 항상 모든 백성을 윤택하게 하고 모든 사물을 기르려는 마음을 둔 뒤에야 바야흐로 독서군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