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 때…
밤늦게 집에 돌아오다가 라디오에서 들은 무서운 소식! 우리 해군이 타고 있는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119가 빨리 가서 구해주실 줄 알았지만 내 생각대로 되진 않았다.
하루, 이틀 그리고 여러 날이 지날수록 배는 자꾸만 깊고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 뿐이었다.
내가 직접 달려가서 배에 풍선 100개를 묶어 둥~둥~ 들어 올리고 싶었다.
나처럼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가서 우리의 삼촌 같은 군인들을 구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46명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돌아오지 못한 꽃님들은 아직 활짝 피지도 못한 꽃송이 삼촌들이었다.
꽃송이 삼촌들은 공격을 받아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왜 공격을 받아야 했는지 엄마한테 물어보았다. 한 나라가 갈라져서 그렇다고 했다. 사이 나쁜 사람들처럼 서로 이기려 하고 헤치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인 줄만 알았다.
TV에서 보는 전쟁과 위험, 가난은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일인 줄만 알고 살았다.
군인 아저씨들이 얼마나 철통같이 나라를 지켜주셨는지 위험 속에 살고 있으면서 그 위험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우리나라는 굉장히 위험한 나라였다. 우리와 붙어 있는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공격을 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꽃송이 삼촌들이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싸우지 말고 하나의 나라가 되어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라는 뜻을 남기셨다.
꽃송이 삼촌들은 돌아가시면서 우리 가슴에 평화의 씨앗을 심었다. 삼촌들이 뿌려놓은 평화의 씨앗이 자라면 갈라진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어 모두가 웃음꽃을 활짝 피울 것이다. 내 가슴에도 평화의 씨앗이 날아왔다. 그리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꽃송이 삼촌들이 날린 평화의 씨앗은 널리 널리 퍼져서 내 가슴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북한 사람들 모두의 가슴으로 날아가 그 속에서
쑥쑥 자랐으면 좋겠다.
이제 더 이상 서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지 말고 하나의 나라가 되어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