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태권. 반갑습니다.”
오늘도 나의 우렁찬 기합소리로 태권도장에서의 체력 단련이 시작된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자신 있는 돌려차기와 음악줄넘기는 관장님이 칭찬할 만큼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기어 들어가는 모기소리라고 언니, 동생들이 비웃었는데...

내가 이렇게 열심히 체력을 단련시키는 이유는 바로 여군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서였는데, 점점 더 운동에 흥미를 가지면서 여군이라는 꿈까지 가지게 된 것이다.

여군의 꿈을 꾸게 된 이유는, 군항도시 진해에 외가댁이 있는 이유도 있다.
내가 다섯 살 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는 해군 사관학교 1기생이셨고, 외삼촌은 해군 중령으로 전역을 하셨다.
아직도 군인정신이 남아 계셔서 자로 잰 듯이 집안일도 하시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신다.

“시현아, 네가 여군이 되려면, 지금은 학생이니까 열심히 공부해라. 운동도 게을리 하지 말고...”
지금도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살면서, 운동도 열심히 하시는 외삼촌의 군인정신을 본받고 싶다.

얼마전에 텔레비전에서 ‘현빈’ 이라는 연기자가 해병대에 자원해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떤 가수는 병역을 피하려고 했다는데, 자원을 해서 씩씩하게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보낸 적이 있다.

병역의 의무까지 실천하고 돌아온다면, 지금보다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병역의 의무는 나라를 사랑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틈만 나면 연평도나 백령도에 총을 겨누면서 우리 국민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작년에 뉴스에서 보았던 천안함 침몰사고가 아직도 기억난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46명의 군인아저씨들이 슬프게 사라져갔다.

왜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갈라졌는지 어린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내가 커서 꼭 그분들의 아픔을 대신해서
이 나라의 여군이 되어 당당하게 갚아줄 것이다.

국토가 분단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는 없다고 한다.
먼저 우리 국민이 져야할 병역의 의무를 잘 지키고, 어릴 때부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면 좋겠다.
아직 초등학생인 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체력을 단련해서 조금 더 나의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나 자신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

요즘 뉴스에서 보면 일본의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 가족은 매월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 ARS를 한 통화씩 눌러준다.
일본이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자꾸 우기는 일이 이제부터는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학교 가는 길에는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거리를 온통 물들이고 있다.
얼마전에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 축제가 없는 것이 무척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셨다.
공원이나 거리에 무궁화가 가득 피어서 무궁화꽃길이 만들어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검은 띠 승품심사가 있는 날이었다.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하고 관장님이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심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저 만치 마중 나오신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평화통일을 기도하며, 미래에 여군이 된 나를 지켜보고 계실 외할아버지, 외삼촌의 모습을 떠올리면
4월의 햇살처럼 밝은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