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그러니까.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경에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서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했다.
46명의 해군아저씨들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

TV나 신문할 것 없이 차가운 물속에 그대로 잠겨버린 군인아저씨들의 사진과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의 모습 등이 계속 방송되었다. 우리 가족들과 내 주변의 친구들, 우리나라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 가족들은 더욱이 그랬다.

왜냐하면 오빠가 천안함 사건이 나기 약 20일 전에 제대를 하였고, 오빠가 군대 생활을 했던 곳이 천안함이 전시된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 2함대와 같은 지역에 있는 평택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빠는 며칠동안 말이 없더니 군대에서 가져온 군복을 반듯하게 정리해두었다.
그리고 그 위에 군번줄을 올려 두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궁금하여 오빠에게 물었다.

“오빠! 왜 이 군복을 이렇게 올려둔거야?”
“나라에서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야 하니까.”
“오빠는 군대에서 제대한지 한 달도 채 못 되었는데 또 군대에 가야한다고? 왜? 오빠말고도 군인이 많이 있잖아.”
“지금은 국가 비상상태나 다름이 없고 북한의 공격이 있을 경우 즉각 응징해야 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다녀왔든 또 군대를 다녀오지 않든 남자라면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서 항상 준비를 해야돼.
나라를 지켜내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여자와 남자, 어른과 아이가 따로 있을 수 없지만,
나는 군대생활을 꿋꿋하게 해냈던 젊은이라 더욱 그래. 그리고 천안함에 희생당했던 사람들이 바로 나일 수도 있었고....”

나는 순간 오빠가 너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오빠가 군대를 가기 전에는 국군아저씨들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오빠는 군대에 가서 사격 훈련이나, 행군 등 여러가지 훈련 받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오빠도 맨 처음엔 두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꼈고
천안함 사건을 통해 국민 모두가 싸울 능력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교훈을 간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종종 군대 가기를 싫어하는 연예인들이 병역기피 문제로 TV에 나올 때가 있다.
그 연예인들이 웃고 춤추며 TV에 출연하는 그 시간에 그들을 지키고 국민들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것은
바로 자랑스러운 군인아저씨들이다. 나라를 지키는 마음에는 남녀노소가 없고, 때와 장소,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라 지키기를 싫어하고, 힘들어하며 어떻게 우리 자신 한 명, 한 명이 행복하기를 바랄 수 있을까?
내 친구들도 앞으로 자라서 멋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아저씨들이 될거라 상상해본다.

나 또한 여학생이지만, 멋있는, 당당한 여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본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는 용감한 군인아저씨들의 희생을 잊지않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