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원주로 이사 오기 전 대전에서 고모와 우리 식구가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같이 찜질방에 갔었습니다.
서운하지만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휴게실에서 고모와 삶은 계란을 사 먹고 있던 중입니다.
순간 텔레비전에 나오는 뉴스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오늘 바다에서 우리 군인들이 타고 있던 배가 폭발하였습니다.”
저와 아빠, 가족들은 물론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텔레비전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
“정확하게는 아빠도 잘 모르겠지만 군함 한 척이 폭탄에 맞은 것 같구나,
북한의 소행일지도 모른다지만 지금 상태로는 누가 그랬는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구나”
저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배 안에 타고 있던 군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희생자가 많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여기저기에서 ‘어쩌나, 어쩌나’ 하는 소리들만 들렸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여기에 앉아서 편히 쉬고 있는데 또 다른 곳에서는 저런 무참한 일도 당하는 구나”하는
생각에 왠지 미안했습니다.

지금 사건은 바다에서 일어났지만 우리나라 곳곳에서 나라의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들을 생각하자 왠지 부끄러워졌습니다.
한편으로는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정확하진 않지만 생명을 아무렇게나 여기는 듯한 북한사람들이 더 미워졌습니다.

언젠가 군인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거나 집 떠나 있는게 안쓰럽기도 해 막내동생 현택이를
어떻게 군대에 보내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엄마는 자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라며 엄마는 지금도 그 얘기를 하시지만 그럴 때마다 아빠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니까 군대를 보내야지, 국방이 의무라는 것도 모르시나봐 현택이 어머니는!”
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군인아저씨들은 모두 집에서는 귀한 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우리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염려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군대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부모님들은 “가지마라” 라는 말씀을 안하셨을테지요.
마음이야 그렇지만 건강한 아들이라면 당연히 군대를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이셨을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지 자꾸 몹쓸짓을 걸어오다니요.
군인 당사자들이야 조국에 바친 몸이라는 굳센 의지이겠지만 그들을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얼마나 걱정일까요.

우리나라의 얼굴, 우리나라의 자랑, 군인들에게 이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조금은 여유있게, 편안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밖에 없는 아들 어떻게 보내나 하는 걱정도,
군대 가기싫어 자기 몸의 일부를 상하게 하는 일 따위는 없을 테지요.

군인아저씨들!
우리가 군인들을 응원해서 우리의 힘이 군인들에게 전해져 힘내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국군 장병아저씨들! 힘내세요!
우리는 아저씨들이 있기에 행복하고 가슴 벅차게 꿈도 가지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