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 늘 친구가 많아져서 너무 좋다.
민혜 누나가 졸업을 해서 전교생이 여덟 명이었는데 올해 춘천에서 동생 둘이 전학을 와서 전교생이 열 명이 되었다.
그래서 운동장이 더 시끄러워졌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노는 것이 너무 신난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모여 축구하는 것도 즐겁지만 운동장에서 자전거 타는 것이 더 좋다.
새로 전학 온 1학년 민준이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데 내가 조금씩 가르쳐주면 넘어질 때도 있지만
잘 따라 타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학교 올 때는 걸어올 때가 많은데 요즈음 꼭 자전거를 타고 온다.
학교에 오면 민준이랑 자전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전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군인아저씨들이 학교 운동장에 들어왔다.
선생님께서 자전거를 그만 타라고 하셔서 우리는 자전거를 더 이상 타지 못했다.
군인아저씨들이 운동장 가득 모여서 우리는 교실로 쫓겨 들어왔다.

민준이는 더 이상 자전거를 못 타게 되었다고 투덜거렸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군인아저씨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들게 훈련하는데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학교 근처에 있는 ‘강재구 소령공원’에 대해 말씀도 해주셨다.
병사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친 멋진 소령아저씨 이야기를 듣고나니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하는 군인아저씨가 너무 고맙고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아저씨들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얼굴을 까맣게 만들어서 얼굴을 잘 볼 수 없었지만 참 씩씩해 보였다.
내가 집으로 돌아갈 때는 그 군인아저씨들이 도로를 따라 행군을 하고 있었다.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니 손을 흔들어 주시는 분도 계셨다.
나도 같이 손을 흔들었다.

군인아저씨를 자세히 보니 날씨는 추운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나는 타고 있던 자전거에서 내렸다.
군인아저씨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학교에 가는 내 모습이 괜히 부끄러워졌다.
자전거를 끌고 아저씨들을 따라 한참 걷는데 군인아저씨 한 분이 방긋이 웃으시며
“꼬마야, 자전거가 있는데 왜 걸어가니?”라고 물으셨다.
“아저씨들이 너무 힘들게 걷고 계신데 혼자 자전거 타고 가려니 죄송해서……” 멋쩍게 대답을 하자
군인아저씨는 크게 웃으셨다. 그리고 칭찬해 주셨다.

내 꿈은 도둑을 잡는 경찰관인데 아저씨의 칭찬을 들으니 갑자기 우리나라 멋진 군인도 되고 싶었다.
나는 강재구 소령 아저씨처럼 부하를 아끼고 나라를 지키는 멋진 군인아저씨를 상상하면서 집까지 자전거를 끌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