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동상 전국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 수상작-모두 사랑해요-

“아빠, 이 목걸이 저 주세요.”

나는 누런 빛바랜 사진들 속에 올록볼록 글씨가 새겨진 작은 구두주걱처럼 생긴 걸 만지며 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다.

“허허 유나야, 그건 군에서 사용한 군번줄이란다. 사진에서 아빠 모습 찾을 수 있겠니?”

숨은 그림 찾듯이 눈을 크게 떠보았다. 똑같은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사람들 속에 햇볕에 그을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모습.

낯설기도 하고, 멋지기도 했다.

“아빠가 만 19세가 되던 해 징병신체검사를 받으러 가던 날 얼마나 기도했는 줄 아니?”

“왜요?”

갑자기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신체검사를 받아 1~3급에 해당하면 군에 가야 한단다. 4급을 받으면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대신하고, 5~6급은 병역에서 면제를 받는 거란다. 그런데 기도가 간절했는지 신체검사를 받고 컴퓨터 모니터에 ‘현역 2급’이라고 나오자 뛸 듯이 기뻤단다.”

삐약삐약 병아리처럼 말씀하시는 아빠의 모습에 나는 뿌연 구름 속을 걷는 것 같았다.

“왜 군대 가는 것이 기쁜 일인가요?”

훈련도 힘들게 받고 명령에 의해 움직이니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데, 군대에 가는 것이 기뻐할 일인가?

“아 그건 말이야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 국가여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병역의 의무를 다한 덕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단다. 아직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휴전 상태야. 북한과 맞서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려면 반드시 군대가 있어야 하고 그때 당시에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국민 대부분이 군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행해야 할 의무로 알고 있었지. 그래서 기뻐했던 거야!”

아빠는 군대에서 연대장님 표창도 받고 모범사병으로 수차례 뽑히고 축구선수로도 활약하고, 사격측정도 했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제가 학생으로서 열심히 학교 생활하는 것과 같은 거죠?”

아빠는 따뜻하게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군인으로 너무 자랑스럽고 봉봉 타듯이 가슴이 벅차올랐다.



얼마 전에 한 유명가수가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생니를 뽑은 사건, 멀쩡한 어깨를 일부러 탈골시켜 병역을 면제 받는 축구선수들, 오랫동안 해외에 머문다는 핑계로 면제를 받는 수법이 단골 메뉴였던 뉴스들. ‘나 하나 쯤 군대에 가지 않아도 괜찮겠지’라는 끔찍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TV에서 본 ‘육군 훈련소 51인의 외인소대’를 본 게 문득 생각났다.

외국에 오래 거주해서 그 곳 시민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입대한 아저씨들을 육군훈련소에 모여서 외인소대를 만들어 군사훈련을 받는 이야기였다. 우리말이 서툰 아저씨들은 힘들어 하면서도 말을 좀 잘하는 동료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훈련하는 모습. 사격, 각개전투, 막타워레펠, 화생방교육.‘나라면 저렇게 훈련을 받을 수 있을까?’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뭉클하였다. 먼 나라에서 와 몸과 마음을 바쳐 노력하는데 우리 땅에 있는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 하지 않을까?



‘몽실언니’ 책에서 몽실언니의 아버지처럼 우리가
우리나라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할 것이다. 나라를 위해 작은 일도 베풀고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저희 아버지, 그리고 먼 곳에서 오신 군인 아저씨, 우리나라에 계신 군인아저씨, 모두 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고 존경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보존하고 지켜주세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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