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은상 이름 모를 군인 아저씨께

형! 안녕하세요.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 아직 쌀쌀하게 부는 바람이 느껴지는 그런 날입니다.

벌써 형을 본 지 일주일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형이 생각납니다.

일주일 전, 엄마와 KTX를 타고 서울에서 내려올 때였어요. 표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입석 표를 끊어 기차에 오르게 되었지요.

엄마가 아프셔서 강남 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오는 길이었는데 저는 서서 가실 엄마가 걱정되었어요.

기차에 오르자 역시나 자리는 없었어요. 그때 형은 기차 통로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죠.

형은 우리 엄마를 보자마자 자리를 양보해 주셨어요. 처음으로 군복을 입은 형을 보며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광주까지 오면서 형은 계속 기침을 하며 식은땀을 흘렸죠.

어딘가 아프게 보이는 형이 안타까운지 엄마가 다시 자리를 내주어도 형은 미소를 지으며 늠름하게 말씀하셨죠.

“나는 괜찮으니 편하게 가십시오.” 멋진 세일러복을 입고 있는 형을 보고 저는 첫눈에 형이 해군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요즘 군대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워 저 역시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군대 정말 가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또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자신의 몸이 그렇게 아픈데도 불구하고 3시간 거리를 서서 가는 형을 보며 ‘아~ 군대에 간 군인은 저렇게 씩씩하구나~ 아니 씩씩해지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광주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있는 사이 이미 내려버린 형을 두리번거리며 찾았지만 멋진 해군 군복을 입은 형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는 엄마께 “엄마, 저 해군 될 거예요.” 하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해군 홈페이지 들어가 보았어요.

첫눈에 들어오는 ‘대한민국 해군’을 보고 마음이 뭉클해짐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꼭 내가 우리나라의 중요한 일꾼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등굣길에 한 번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학교 전광판에 쓰여있는 글귀를 뚫어지게 보았어요. ‘천안함 5주기를 추모합니다.’

바로 형 같은 우리나라의 용감한 해군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있다는 생각에 하늘을 쳐다보며 전사하신 군인들과 함께 형의 얼굴이 떠올렸어요.

형, 아마 지금쯤 형은 바다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나라를 지키고 있겠죠. 형의 모습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 미래의 멋진 해군이 된 내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형님!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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