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동상 ○○초 5 김영호 -사랑하는 아빠에게-
아빠 저 아빠의 큰아들 영호에요. 며칠 전 아빠가 3일 동안을 집에 안 들어 오셨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써보아요. 일요일에 아빠랑 같이 마트에 가서 참치랑 라면이랑 햇반을 살 때는 아빠만 혼자 놀러 가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고, ‘라면 많이 드시겠다’ 생각하니 왠지 따라가고 싶다 생각했어요. 월요일. 아빠가 목요일에 보자~ 하고 출근을 하셨을 때는 목요일이 그렇게 천천히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월요일 밤이 지나고 화요일 밤이 되자 아빠가 보고 싶었어요. 서준이는 아빠 보고 싶다고 아빠에게 전화도 했지만, 아빠는 받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전화를 주셨죠.

“영호야! 아빠 어제오늘 화생방도 하고 사격 훈련도 했어. 옷을 세 겹이나 입어서 너무너무 더웠어. 영호는 뭐 먹었니? 아빠는 라면이랑 햇반 먹었어.” 그 말씀을 듣고 나니 라면 먹는 것이 하나도 안 부러웠어요. 하루 한 번은 라면도 맛있지만 이틀 내내 라면은 왠지 질릴 것 같았거든요. 또 매주 일요일 저녁 ‘진짜 사나이’를 보면서 화생방 하는 거 본 적 있는데 우리 아빠가 그런 훈련을 했다니…….
또 엄청나게 소리도 크고 위험하기도 했을 텐데, 슬쩍 걱정되기도 하고 아빠도 더 보고 싶어졌어요.

수요일에는 날씨가 너무 더웠어요. 학교에서 반팔을 입고 있던 저도 더웠는데 ‘옷을 세 겹이나 입으신 우리 아빠는 얼마나 더울까’ 라고 생각을 했어요. ‘땀 많이 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목요일 아빠가 집에 오시기 전 엄마랑 저랑 서준이는 아빠 맞이 준비에 바빴어요. 아빠가 좋아하시는 소고기 콩나물밥을 준비하기 위해 콩나물도 사오고 간장도 만들고, 퇴근하시고 오는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죠. ‘삐 삐 삐 띠리릭’ “와! 아빠 오셨다..”서준이와 저는 달려가서 아빠를 안았죠. 아빠는 며칠 사이에 얼굴이 까맣게 타시고 땀 냄새도 솔솔 풍겼어요.

씻고 다 같이 모여 밥을 먹으며 아빠 훈련하신 얘기를 들었죠. 사격 잘하는 아빠, 탄착군을 형성하고 다른 후배들도 도와준 이야기, 화생방 마스크 쓴 이야기, 아빠 얘기를 듣고 있으니 마음 한구석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우리나라를 지키는 아빠, 복합한 비행기를 고치는 아빠.
왠지 캡틴 아메리카처럼 멋지게 훈련하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힘드셨겠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가끔 TV 뉴스에서 비행기가 떨어지거나 군대에서 사건이 생기는 뉴스가 보도되면 그날 저녁에는 할머니가 항상 전화를 하시죠. 할머니가 괜찮냐고 물어보시면 저도 덩달아 걱정이 돼요. 하지만 이번 훈련을 받고 오신 아빠를 보니 걱정은 이제 접어두려고요.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하고 노력하니 별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 멋진 우리 아빠! 나라 지키시느라 힘드시겠지만, 저는 그런 아빠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좋아요.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 진짜 총 있다고 자랑도 할 수 있고요. 저도 커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멋진 군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빠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하라고 하시겠지만요. 아빠!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셔서 군복이 더 멋지게 어울리는 군인으로서 나라를 잘 지켜주세요.
제가 스무 살이 되면 아빠의 배턴을 이어받겠습니다. 사랑해요! 아빠!

2016년 5월 24일

- 영원한 팬 영호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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