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5학년의 너야. 내가 왜 갑자기 너에게 편지를 쓰냐고? 네가 혹시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병역을 소홀히 하거나 지금 힘들어하고 있을 수 있어서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 주는 거야.
나도 7~8년 후면 군대 영장이 날아오겠지… 그러면 나는 청천벽력 같을 거야. 그리고 무서울 것 같기도 해. 빨간 모자를 쓰고 저마다 각각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교도 있고 엄격한 교관도 있고 또 선임병도 있다니 군대에 가기 싫을 것 같아.
하지만 부모님이 군인이니까 어쩌면 그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면 아빠나 엄마처럼 멋진 군인으로 있을지도 모르고. 또, 너는 현재의 나보다 더 많이 자랐으니까 군대에 잘 적응할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지금 교육의 의무를 잘 수행하고 있어. 너도 병역의 의무를 잘 수행하고 있니? 분명히 그럴 거야. 넌 지금 대학을 휴학하고 며칠 전 입대해서 훈련소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 것 같아… 아니면,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처럼 ROTC 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매우 건강하고, 훌륭한 군인이 되고 싶으니까 아마 휴전선 바로 앞을 지키는 헌병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나라 하늘을 지키는 공군? 아니면 바다를 지키는 해군이 되어 있을지도… 그러고 보니, 나는 육군도 되고 싶고 해군, 공군도 되고 싶고, 장교도 되고 싶고 휴전선 앞을 지키고도 싶은데 고민이 되네.
그래도 네가 지금 어떤 군인으로 있더라도, 난 네가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수많은 사람 중에서 한 명이라는 게 자랑스러워.
선생님께서 병역의 의무를 지는 나라는 많지 않은 데다 젊은 나이에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는 게 힘들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어. 그건 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아.
우리나라 같은 휴전 국가에서는 나라를 잘 지킬 수 있도록 해야잖아? 그래서 사실, 나는 네가 우리나라의 최전방을 지키는 군인이 되어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어떤 모습이 되었던 7~8년 후의 최정환이라는 늠름한 군인이 되어서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병역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하자.
그래서 많은 군인이 나라를 지켜주셔서 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었던 만큼, 너도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지켜줘.
이건 너의 약속이자 나의 약속이고 우리의 약속이야. 그럼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