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학년 때의 일이다.
화창한 주말 아빠, 엄마, 나 이렇게 우리 가족은 인천에 있는 어느 갯벌로 조개를 캐러 갔었다. 갯벌은 무척 걷기가 힘들었는데, 우리 가족은 조개를 많이 캘 욕심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서 열심히 조개를 캐기 시작했지만 10분쯤 후에 아빠, 엄마 순으로 휴대폰 벨이 울렸다.
“어떻게 하지? 빨리 복귀하라는데?” 우리 아빠, 엄마는 두 분 모두 군인이시다. 북한에서 병사 한 명이 귀순해서 비상 소집이 된 것이라고 하셨다. 먼저, 아빠께서 엄마와 나를 엄마 근무지 부대에 데려다 주시고 아빠는 그 후에 간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은 펄에서 나와 진흙으로 뒤범벅된 채 차에 올라타고는 위험을 무릅쓰고 최고 속도로 달려 부대로 갔다. 부대에 가보니 군인 아저씨들 모두 휴일에 가족들과 함께 쉬다가 부대로 급히 복귀하신 것 같았다.
이렇게 우리 부모님은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앞장서야 하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에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갑자기 전쟁이 터지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되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계속 외가에서 지내고 있다.
엄마도 군인이셔서 1~2년에 한 번씩 부대를 옮겨 다니시고, 가끔씩 당직근무도 하셔야 해서 부모님과 같이 한집에서 사는 것은 어렵다고 하셨다. 우리 부모님은 가족이 같이 모여 살 수 없어 늘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나는 우리 엄마가 군복을 입고 공개수업에 오셨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너무 자랑스럽고 든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 장래희망도 아빠, 엄마처럼 당당하고 멋진 군인이 되는 것이다. 아테네의 경우 청년들은 2년간 변방을 수비하는 임무를 마친 자만이 민회에 참가할 자격이 있었다고 한다. 스파르타에서도 시민들의 목표는 훌륭한 군인이 되는 것이었고 로마에서 군인이 된다는 것은 명예 그 자체였다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요즘 어떤 대학생 형들은 군 복무를 개인의 희생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기간이라고 한다는데 크게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희생은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라고 배웠다. 그러나 군 복무는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이것은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이것을 면제 받는 것은 결코 특권이 되거나 명예로운 일이 아니라고 아빠는 늘 말씀하셨다.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군대는 그 나라의 주인인 우리의 몫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지 않은 외국인은 아무리 군대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는 사실에서 군대에 가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권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김유신 장군, 이순신 장군, 안중근 장군처럼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앞장서서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으신 분들을 가장 존경하며, 나 역시 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 세계의 중심 국가로 발전하고 국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것이 군인이 되고 싶은 나의 이유이다.